뱅크시 작품인 줄 모르고... ( 커튼 여는 소년 건물 철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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뱅크시 <커튼 여는 소년>

 

‘얼굴 없는 거리의 화가’로 불리는 그라피티 작가 뱅크시의 가장 최근 작품이 흔적도 없이 사라지게 됐다. 이 작품은 영국의 한 버려진 농가 외벽에 남겨졌는데, 땅 주인이 이 사실을 알지 못하고 농가를 철거한 것이다.

 

15일(현지시각) 영국 가디언 등은 뱅크시의 최근 작품이 있던 잉글랜드 남동부 켄트의 해변마을 헤르네 베이의 농가가 철거됐다고 전했다.

 

이번 작품의 제목은 ‘아침을 깨우다’(Morning is Broken)이다. 실제로 벽이 허물어져 작품이 훼손됐다는 점에서 ‘아침이 부서졌다’라는 중의적 의미로 쓰여진 것으로 추측된다.

 

작품은 가운데 부분이 구겨진 골판지 모양 철판 사이에 그려졌다. 어린 소년이 아침을 맞이하며 커튼을 열어젖히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소년의 옆으로는 고개를 내밀고 있는 고양이의 모습도 그려졌다.

 

뱅크시는 ‘얼굴 없는 화가’로 비밀리에 작업하는 대신, 자신의 공식 계정에 작품 사진을 올리는 방식으로 활동을 인증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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뱅크시 <커튼 여는 소년> 건물 철거

 

그는 이날도 자신의 벽화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다만 이번에는 벽화가 있었던 농가가 철거되는 장면을 찍은 사진도 함께 게재했다. 사진에는 굴착기와 바닥에 쏟아진 벽돌, 이를 지켜보는 작업자의 모습이 담겼다.

뱅크시 작품의 가격은 제각각이지만 보통 수십억원 대의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특히 그의 대표작 ‘풍선과 소녀’는 2018년 소더비 경매에서 104만파운드(약 16억6500만원)에 낙찰됐다. 뱅크시는 당시 낙찰 직후 액자 내부에 설치된 파쇄기를 이용해 그림을 훼손하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는데, 이후 이 작품의 가격은 약 300억원으로 치솟았다. 또 2020년 12월에는 뱅크시가 영국 서부 브리스톨의 한 주택에 벽화를 남겼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집값이 4억원에서 72억원으로 상승한 일도 있었다. 헤르네 베이 농가의 벽이 철거되면서 수십억원의 가치가 허공으로 사라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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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디언은 지난 14일부터 이 지역의 주택 철거작업이 시작됐다고 전했다. 업체 측은 배정받은 대로 철거 작업을 진행했으며, 철거 당시 이 벽화가 뱅크시의 작품인줄은 몰랐다고 매체에 밝혔다.

 

철거에 투입됐던 작업자 조지 코드웰은 “뱅크시인줄은 전혀 몰랐다. 나중에 그 사실을 알게 되고 (너무 놀라) 구역질이 났다”고 말했다. 그는 “어제부터 철거를 시작했는데, 땅 주인은 그걸 지켜보면서도 (뱅크시 작품인줄) 모르고 있었다”고 전했다.

 

이 사실을 접한 네티즌들은 뱅크시의 인스타그램에 “벽을 부수지 말고 전시관으로 옮겼으면 좋았을텐데” “작품이 영영 사라지다니, 너무 슬프다” 등 아쉽다는 반응을 보였다. 일부는 “철거까지도 뱅크시 계획의 일부일 것”이라는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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